2025년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하얼빈》은 작품상과 더불어 전례 없는 기록을 세웠다.
촬영감독 홍경표가 백상예술대상 역사상 최초로 스태프 대상 수상자가 된 것이다.
그가 만든 화면은 단순히 아름답거나 멋있는 것이 아니었다.
서사의 질감, 인물의 감정, 시대의 공기를 고스란히 담아낸 진정한 촬영 예술이었다.
홍경표 촬영감독, 어떤 작품으로 수상했나?
홍경표 감독은 우민호 연출의 영화 《하얼빈》으로 백상 대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1909년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중심으로 한 대형 시대극으로,
광활한 설원, 어두운 지하조직의 은신처, 혹한의 야외 전투 등
다양한 공간이 펼쳐지는 서사에 맞춰, 극단적인 빛과 어둠의 대비로 영상미를 구성했다.
한 대의 ARRI Alexa 65 카메라만으로 촬영된 이 영화는
고전 회화를 연상케 하는 조명 배치와 와이드 앵글이 돋보인다.
특히 독립군 회의실, 안중근의 기도 장면에서는 카라바조를 연상케 하는
극적 명암 대비가 사용돼 스크린 안을 미술관처럼 만들었다.
왜 '촬영'이 아니라 '예술'인가?
홍경표 감독은 《기생충》, 《설국열차》, 《곡성》 등에서 이미
한국 영화의 시각 언어를 새롭게 만든 감독으로 평가받아왔다.
그의 촬영은 단지 카메라를 잘 다루는 기술자가 아니라,
화면 구성으로 서사를 확장시키는 예술가에 가깝다.
《하얼빈》에서는 자연광, 눈보라, 얼음, 바람까지 화면의 일부로 끌어왔다.
몽골 홉스골 호수 위 장면은 특수효과 없이 실제 얼음 위에서 촬영되었으며,
전투 장면은 와이드 쇼트와 패닝으로만 구성해 고전적 전쟁영화의 품격을 구현했다.
촬영감독이 아닌 화면 조형 예술가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장면 하나하나가 회화처럼 세공되었다.
평단은 이렇게 반응했다
《하얼빈》은 개봉 이후 언론과 평론가들로부터
“영상미 하나만으로도 볼 가치가 있는 작품”,
“빛과 어둠의 교차가 서사를 끌어올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백상 심사위원단은 “이제 기술자에게도 예술상을 줘야 할 때”라고 언급하며,
촬영이 주도한 영화미학의 혁신성을 높이 평가했다.
조선일보는 “구로사와 아키라의 전쟁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고전적 미장센”,
한국경제는 “카라바조 회화를 영화로 옮긴 듯한 강렬한 명암 대비”라며
홍경표 촬영의 철학적 시선에 주목했다.
관객들도 느꼈다: “한 장면 한 장면이 그림”
네이버 관람 후기와 SNS에서도 “영상이 다 했다”,
“스크린에서 직접 봐야 할 작품”, “진짜 미쳤다”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관객들은 특히 눈 덮인 전투 장면, 안중근이 기도하는 순간,
그리고 조명이 거의 없는 폐공장 장면에서
긴장감과 숭고함이 동시에 느껴졌다고 말했다.
영상미가 스토리를 밀어올리는 방식.
홍경표 감독은 그것을 보여줬고,
관객들은 그 사실을 직관적으로 체험했다.
기술자에게 주어진 최초의 대상 – 그것은 선언이었다
백상예술대상이 홍경표 감독에게 대상을 안긴 건
단지 한 편의 뛰어난 촬영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은 한국 영화의 예술성은 배우나 감독만의 몫이 아니며,
화면 뒤에서 세계를 만드는 사람들의 몫이기도 하다는 선언이었다.
이제 촬영감독도, 예술의 중심에 설 수 있다.
《하얼빈》의 홍경표가 그걸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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