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조각가와 럭셔리 브랜드의 가장 위험한 만남
“프라다는 아름다움을 고르지 않았다.
대신, 이미지를 해체하는 조각가를 택했다.”
2023년, 프라다는 미국 예술가 **알렉스 다 코르테(Alex Da Corte)**와 손잡는다.
그리고 ‘The Glass Age’라는 정제된 이름의 캠페인을 내놓는다.
그 안엔 패션도, 연출도, 유명 배우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집중해야 할 건 그 모두를 배치한 예술가의 시선이다.
이 협업은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것에 균열을 내는 일”이었다.
1. 알렉스 다 코르테는 왜 불편한 이미지를 반복하는가?
다 코르테의 작업은 늘 기시감으로 시작된다.
익숙한 사물, 대중문화 아이콘, 네온빛, 파스텔, 미소 짓는 인형들.
하지만 그 안엔 어딘가 어긋난 시선이 숨어 있다.
- 인물은 항상 시선을 맞추지 않는다.
- 공간은 과하게 정돈되어 있다.
- 모든 감정은 과장됐고, 따라서 신뢰할 수 없다.
그는 말한다.
“당신이 보고 있다고 느끼는 모든 것은 조작된 것이다.”
프라다는 이 불편한 조형언어를 받아들인다.
그것은 단지 ‘쿨’해서가 아니라,
브랜드가 스스로의 이미지 권력을 다시 설계하려는 고의적 해체였다.
2. 프라다는 왜 ‘깨지지 않는 유리’를 택했는가?
‘The Glass Age’라는 제목은 단순한 은유가 아니다.
우리는 스마트폰, 쇼윈도, 투명한 스크린, 브랜드 영상으로 자신을 비춘다.
다 코르테는 이 유리의 시대를 조용히 보여주고, 파괴하지 않는다.
그가 연출한 프라다 공간은 매끄럽고 닫혀 있다.
스칼렛 요한슨은 그 안에서
패션 모델이 아니라 **‘감정을 가진 듯한 조각상’**으로 존재한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어떤 서사도 제시하지 않으며,
오직 반사된 자기 얼굴만 응시한다.
프라다는 이 ‘유리’ 위에 감정을 봉인한다.
3. 프라다는 알렉스를 빌려 자기 자신을 해체했다
프라다는 오래전부터 ‘지적인 패션’을 추구해왔다.
그들의 캠페인은 항상 미술관처럼 연출되고,
모델은 감정보다는 이미지의 구조 속에 배치된다.
알렉스 다 코르테는 그 흐름을 극단까지 밀어붙인다.
그는 브랜드를 위해 선명한 감정 대신, 불분명한 정체성을 제공한다.
그는 광고를 설계한 게 아니라, 감정의 무대장치를 설계했다.
- 옷은 인물을 가리지만, 감정을 노출시키지 않는다.
- 조명은 인물을 비추지만, 표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 우리는 그들을 바라보지만, 그들은 우리를 보지 않는다.
이 협업은 패션이 예술을 차용한 게 아니다.
예술이 브랜드의 자기 해체를 조율한 사건이었다.
4. 우리는 지금 어떤 유리 앞에 서 있는가?
‘The Glass Age’는 프라다의 미래 예언서다.
감정은 설계되고, 인물은 통제되며,
시선은 브랜드가 정한 각도에서만 반사된다.
이것은 아름다운 광고가 아니다.
그건 통제된 이미지로 감정을 설계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유리를 통과하지 못한 채, 조용히 소비한다.
“감정이 전시되는 시대, 우리는 무엇을 느껴도 되는가?”
ART × LIFE | 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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